(7편)글로벌 복지 ① 일본: 병원 대신 '동네 사랑방'에서 늙어간다 (지역포괄케어)
안녕하세요! 시니어 여러분의 든든한 복지 전문가입니다.
지금까지 6편에 걸쳐 기초연금부터 장기요양보험까지, 대한민국 시니어 복지의 핵심을 파헤쳐 보았습니다. 탄탄한 정보로 무장하셨으니, 이제 시야를 세계로 넓혀볼까요?
오늘부터 시작되는 [글로벌 복지 탐방] 시리즈, 그 첫 번째 목적지는 바로 우리의 이웃 나라 '일본'입니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가 20% 이상)에 진입한 '노인 복지의 선배' 국가입니다. 2025년 현재, 일본 시니어 5명 중 1명은 75세 이상일 정도로 고령화가 깊어졌습니다.
그런데 일본의 시니어들은 나이가 들어 몸이 아파도 무조건 큰 병원이나 요양 시설로 가지 않습니다. "내가 살던 정든 동네에서 마지막까지" 지내는 것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과연 그 비결은 무엇일까요? 바로 일본 노인 복지의 핵심인 '지역포괄케어시스템' 덕분입니다.
📌 핵심 1. "걸어서 30분 안에 모든 것이 다 있다" (지역포괄케어시스템)
과거 일본도 우리처럼 몸이 아프면 병원에 '사회적 입원'을 하거나, 외딴 요양 시설로 거처를 옮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어르신의 행복한 노후와 거리가 멀다는 것을 깨닫고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했습니다.
그 결과물이 바로 '지역포괄케어시스템'입니다.
개념: 어르신이 중증의 요양 상태가 되더라도, 살던 지역(동네)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계입니다.
어떻게?: 대략 '중학교 학구'(걸어서 30분 이내 거리)를 하나의 단위로 묶습니다. 이 작은 생활권 안에서 ①주거, ②의료(방문 진료), ③요양(돌봄 서비스), ④예방(건강 관리), ⑤생활 지원(식사, 안부 확인) 이 5가지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통합적으로 제공됩니다.
전문가 코멘트: 쉽게 말해, 내가 사는 동네에 나를 잘 아는 의사, 간호사, 요양보호사가 있고, 밥을 먹고 친구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모두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촘촘하게 마련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 핵심 2. 우리 동네 사랑방, '소규모 다기능 거택 간호'
지역포괄케어시스템의 꽃은 바로 동네 곳곳에 자리 잡은 '소규모 다기능' 시설입니다. 저는 이것을 '동네 사랑방'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한국의 주간보호센터(데이케어)와 비슷해 보이지만 훨씬 유연합니다.
내 집 같은 편안함: 보통 민가를 개조하거나 아담한 건물에 자리 잡아, 시설이라기보다는 '이웃집' 같은 분위기입니다. 이용 정원도 29명 이하로 적어 가족 같습니다.
"오늘은 놀러 가고, 내일은 자고 오고": 이곳의 가장 큰 장점은 유연성입니다.
방문(통소): 낮에 마실 가듯 놀러 가서 식사도 하고 프로그램에 참여합니다. (데이서비스)
숙박(단기보호): 가족이 여행을 가거나 갑자기 몸이 안 좋을 때 며칠 묵을 수 있습니다. (숏스테이)
방문(방문요양/간호): 시설에 가기 싫은 날은 직원이 집으로 찾아옵니다.
전문가 코멘트: 이 모든 서비스를 한 곳에서, 늘 보던 익숙한 직원들에게 받습니다. "아이고, 김 할머니 오늘 기분이 좀 안 좋으시네, 집으로 모셔다드릴까?" 하며 내 상태를 찰떡같이 알아주는 '동네 사랑방'이 있기에 일본 시니어들은 시설 입소를 늦추고 집에서 버틸 수 있습니다.
📌 핵심 3. 한국에 주는 시사점 (우리가 가야 할 길)
일본의 사례는 곧 다가올 우리의 미래입니다. 우리나라도 2026년부터 '노인 의료·돌봄 통합 지원'(1편 참조)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일본의 지역포괄케어와 유사한 '한국형 커뮤니티 케어'를 구축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보여준 핵심은 '시설'이 아닌 '사람'과 '지역' 중심의 돌봄입니다. 화려한 건물을 짓는 것보다, 내가 사는 동네에서 이웃과 어울리며 필요한 도움을 바로바로 받을 수 있는 '관계망'을 만드는 것이 행복한 노후의 열쇠임을 일본은 먼저 보여주고 있습니다.
맺음말
"어디서 늙어갈 것인가?"는 노후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 일본의 시니어들은 '익숙한 내 집과 동네'를 선택했고, 국가는 시스템으로 이를 뒷받침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막 그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습니다. 일본의 사례를 타산지석 삼아, 우리 실정에 맞는 따뜻한 '동네 돌봄'이 자리 잡기를 기대해 봅니다.
다음 8편에서는 아시아를 넘어 유럽으로 날아갑니다! [세계 1위 행복 국가 덴마크의 '코하우징' 시니어 주거 모델]을 만나보겠습니다. "외로울 틈이 없다"는 덴마크 시니어들의 공동체 삶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기대해 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