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편) 글로벌 복지 ② 덴마크: "외로울 틈이 없다!" 세계 1위 행복 국가의 노후 비결 (코하우징)
안녕하세요! 시니어 여러분의 든든한 복지 전문가입니다.
지난 일본 편에서 '익숙한 동네에서 계속 사는 것'의 중요성을 확인했습니다. 오늘은 비행기를 타고 조금 멀리, 북유럽 덴마크로 날아가 보겠습니다.
덴마크는 '휘게(Hygge, 편안하고 아늑한 상태)'의 나라답게 노후 생활도 안락하기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덴마크 역시 고령화로 인한 '시니어의 고립과 외로움' 문제에서 자유로울 순 없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덴마크 사람들이 선택한 아주 지혜로운 주거 방식이 있습니다. 바로 '시니어 코하우징(Senior Co-housing)'입니다. 덴마크어로는 '보펠레스카버(Bofællesskaber)'라고 부르는 이 공동체 주택이 왜 시니어들에게 '꿈의 노후'로 불리는지, 그 비밀을 파헤쳐 보겠습니다.
📌 핵심 1. "따로 또 같이" 완벽한 균형 (코하우징의 구조)
코하우징을 쉽게 설명하면 '내 사생활은 완벽히 지키되, 이웃과의 정도 함께 누리는 주거 형태'입니다. 절대 '양로원'이나 '요양 시설'이 아닙니다.
나만의 공간 (Private): 개인별로 독립된 완벽한 주거 공간(침실, 욕실, 작은 주방, 거실)을 가집니다. 문을 닫으면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나만의 안식처입니다.
우리의 공간 (Shared): 현관문을 열고 나오면 바로 옆에 거대한 '공동 생활 공간(Common House)'이 있습니다.
수십 명이 함께 식사할 수 있는 대형 주방과 식당
취미 생활을 위한 작업실, 도서관, 운동실
함께 가꾸는 공동 정원과 텃밭
전문가 코멘트: 한국의 아파트 생활이 '단절된 편리함'이라면, 덴마크 코하우징은 '연결된 안락함'입니다. 외로울 때는 문만 열고 나가면 친구가 있고, 혼자 있고 싶을 때는 언제든 내 집으로 들어가면 되는 구조입니다.
📌 핵심 2. 밥은 같이 먹어야 식구(食口)지! (공동 식사와 활동)
코하우징의 꽃은 '공동 식사'입니다. 덴마크 시니어들이 "호텔급 노후"라고 느끼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녁이 있는 삶: 매일은 아니더라도 보통 일주일에 3~5회 정도 저녁 식사를 함께 합니다. 당번을 정해서 요리하기 때문에, 매일 혼자 밥을 차려 먹는 번거로움에서 해방됩니다.
자연스러운 교류: 맛있는 음식을 나누며 오늘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울감이 예방되고 끈끈한 유대감이 생깁니다.
활기찬 취미 활동: 식사 외에도 뜨개질 클럽, 목공 동호회, 영화 감상회 등 다양한 소모임이 공동 공간에서 매일 열립니다. 은퇴 후에도 배우고 즐길 거리가 넘쳐납니다.
📌 핵심 3. "내 삶의 주인은 나" (시니어 민주주의)
제가 코하우징에서 가장 감명 깊게 본 것은 시설의 운영 방식입니다. 이곳에는 관리자가 따로 없습니다. 모든 것을 시니어 입주자들이 '직접' 결정합니다.
주체적인 삶: 식단 메뉴부터 공동 공간 이용 규칙, 새로운 입주자 선정까지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민주적으로 결정합니다.
존엄성 유지: 누군가의 '돌봄 대상'이 아니라, 내 삶과 공동체의 방향을 결정하는 '주체'로 살아갑니다. 이것이 덴마크 시니어들이 나이가 들어도 자존감을 잃지 않는 비결입니다.
맺음말
덴마크의 코하우징은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가장 좋은 노인 복지는 값비싼 시설이나 많은 돈이 아니라, '함께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눌 이웃'이 곁에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물리적 공간의 공유를 넘어, 삶을 공유하는 덴마크의 지혜가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우리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다음 9편에서는 유럽의 또 다른 복지 강국, [독일]로 떠납니다. "요양원에 유치원이 있다?" 노인과 아이가 한 지붕 아래서 친구가 되는 [다세대 공존 하우스]의 놀라운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기대해 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