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 새로운 명함들 (시니어 N잡러 인터뷰)"- (3편) 내 이름 건 공방

 

"인생 2막, 새로운 명함들 (시니어 N잡러 인터뷰)"

(3편) "내 이름 건 공방, 40년 묵은 꿈을 이뤘습니다!"

퇴직금으로 차린 가죽 공방, 샐러리맨에서 '사장님'으로 변신한 이정수 님의 이야기


안녕하세요, 여러분! '인생 2막, 새로운 명함들' 시리즈 세 번째 시간입니다. 오늘은 평생 가슴속에 품어왔던 꿈을 퇴직 후 비로소 이루어낸, 용기 있는 '시니어 창업가'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대기업에서 30년간 쉼 없이 달려오다, 이제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가죽 제품을 만드는 '정수공방'의 대표, 이정수(64세, 가명) 님이 그 주인공입니다. 그의 공방에 들어서자, 은은한 가죽 향기와 함께 40년 묵은 꿈의 향기가 물씬 풍겨왔습니다.

Q1. 대표님, 반갑습니다! '정수공방', 이름부터 멋진데요. 어떤 공간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정수공방'은 제 이름의 '정수(正秀)'를 따서 지었어요. '바르고 빼어난 물건을 만들겠다'는 제 철학을 담았죠. 이곳은 가죽으로 지갑, 벨트, 가방 등을 만드는 제 작업실이자, 가죽 공예를 배우고 싶은 분들을 위한 작은 교실이기도 합니다. 기계로 찍어내는 똑같은 물건이 아니라, 손때 묻은 정성으로 느리게, 하지만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매력이 있는 곳이죠."

Q2. 대기업에서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오래 하셨는데, '창업'이라는 쉽지 않은 도전을 결심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제가 스무 살 무렵, 명동의 한 수제화 가게에서 본 풍경을 잊을 수가 없어요. 장인의 거친 손에서 멋진 구두가 탄생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언젠가 저런 기술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품었죠. 먹고 살기 바빠 잊고 지냈는데, 퇴직을 앞두고 '더 늦기 전에 묻어뒀던 꿈을 꺼내보자'는 생각이 간절해지더군요. 아내의 든든한 지지가 가장 큰 힘이 됐습니다. 평생 고생했으니 이제 하고 싶은 거 하라면서요."

Q3. '가죽 공예'라는 전문 기술은 어떻게 배우셨고, 창업 준비는 어떻게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퇴직 3년 전부터 주말마다 유명한 공방들을 찾아다니며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웠습니다. 처음엔 바늘에 손가락 찔리기 일쑤였죠. (웃음) 기술을 어느 정도 익힌 후에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신사업창업사관학교'**에 입학한 게 결정적이었어요. 거기서 기술뿐만 아니라 사업계획서 작성, 세무, 마케팅 같은 실질적인 창업 교육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퇴직금을 무턱대고 썼다면 분명 실패했을 거예요."

<전문가's Tip> 시니어 창업, 이것만은 꼭 알고 시작하세요!

  1. 정부 지원 제도를 적극 활용하세요: 'K-스타트업' 사이트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는 예비 창업자를 위한 다양한 교육과 자금 지원 사업(예: 예비창업패키지)을 제공합니다. 특히 만 4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중장년 기술창업센터'는 시니어 창업의 든든한 베이스캠프가 될 수 있습니다.

  2. '경험'을 파세요: 젊은 창업가들의 아이디어를 따라가기보다, 내가 가진 인생 경험과 연륜을 강점으로 삼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평생 교사였다면 '청소년을 위한 목공 교실'을 여는 것처럼 자신의 경험과 연결된 아이템을 찾는 것이 성공 확률이 높습니다.

  3. 작게 시작하세요: 처음부터 큰 매장을 얻기보다는, 온라인 판매나 주문 제작 방식으로 시작하여 시장 반응을 살피는 것이 안전합니다. 초기 투자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시니어 창업의 핵심입니다.

Q4. 공방을 운영하며 가장 뿌듯했던 순간과, 반대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제가 만든 지갑을 선물 받은 아드님이 '아버지가 이렇게 좋아하시는 걸 처음 봤다'며 감사 인사를 전해왔을 때가 가장 뿌듯했죠. 돈 버는 것 이상의 의미를 느끼는 순간입니다. 가장 힘든 건 역시 '홍보'예요. 물건 만드는 데는 자신이 있는데, 이걸 어떻게 알리고 팔아야 할지 막막하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인스타그램 같은 SNS도 배우고, 지역 벼룩시장에도 열심히 참여하며 공방을 알리려고 노력 중입니다."

Q5. '나만의 가게'를 꿈꾸는 동년배들에게 현실적인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창업은 '낭만'이 아니라 '현실'입니다. 특히 퇴직금처럼 소중한 자산을 투자할 때는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충분한 준비 기간을 갖고, 반드시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보세요.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싶은가?'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있어야 힘든 순간을 버텨낼 수 있습니다. 돈을 좇기보다 '가치'를 좇는다면, 분명 길게 사랑받는 가게를 만들 수 있을 겁니다."


맺음말

이정수 대표의 거칠어진 손마디에는 지난 30년간의 샐러리맨으로서의 삶과, 앞으로 채워나갈 장인으로서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습니다. 그의 말처럼 창업은 결코 낭만적이지만은 않지만, 스스로 일구어낸 공간에서 땀 흘리는 그의 모습은 그 어떤 직함보다 빛나 보였습니다.

다음 4편에서는 "경력을 살려 시니어 컨설턴트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습니다"를 주제로, 평생 쌓아온 전문성을 사회에 환원하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시니어 컨설턴트 최경호(가명)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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